안녕하세요. Ceseala입니다.
최근에 나온 인디게임중 가장 핫하다고 할 그 게임,
PALWORLD(팰월드)의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어린시절 포켓몬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포켓몬과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어, 체육관을 제패하는 모험이 즐거웠거든요.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전혀 발전하지 못한 게임 시스템을 보고
저는 포켓몬 게임에 더이상 흥미를 갖지 못했습니다.
팰월드 리뷰라면서 왠 포켓몬 얘기냐구요?
팰월드가 처음에는 포켓몬과 유사하다며, 짭켓몬 게임이라며 논란이 있었고,
스트리머등 여러 사람들이 플레이해보고 "이게 왜 재밌지" 하여 화제가 되었고,
저 또한 팰월드를 플레이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얼리 엑세스 상태인데도 요즘 얼엑 게임과는 다른 높은 완성도와 볼륨으로
이게 과연 10여명짜리 소규모 게임사가 만들 수 있는것인가...
어디서 본 듯한 요소드를 짜임새 있게 섞어 매우 신선했고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친구이자 도구(?)인 Pal(팰)들과 모험하는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과연, 일주일만에 100만 장을 판매할만한 게임이었네요.
게임명 : PALWORLD(팰월드)
개발 : Poket Pair
엔진 : 언리얼 엔진 5.1
장르 : 오픈월드, 생존, 샌드박스
최초 출시일 : 2024년 1월 19일(얼리 엑세스)
팰월드의 장르는 일단은 샌드박스 형식의 생존 게임입니다.
마인크래프트처럼 샌드박스 구조로 특정 월드를 만들고 플레이어가 입장하죠.
싱글/멀티플레이 선택도 가능하고 난이도 조절도 어느 정도 원하는 대로 가능합니다.
닉네임과 간단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하면 팰월드에 입장한 준비가 끝입니다.
커마는 그렇게 디테일하진 않았고, 딱 에셋으로 있을 것만 구비한 느낌이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해변가에서 깨어나는 주인공(플레이어) 앞으로
"타워들이 키고, 진실은 세계수에 있다" 라는 스토리 떡밥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뭐 지금은 팰월드에 스토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 떡밥은 추후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겠습니다.
이제 플레이어는 맨몸으로 시작하는 팰월드 생존기를 시작합니다.
적당한 스타팅 포인트를 골라 우측 상단에 뜨는 간단한 튜토리얼을 따라가면 되는데
우리가 이런 인디 생존게임을 하루 이틀 해본 것도 아니고, 대충 보면 감이 옵니다.
또, 생존하는데 그렇게 복잡한 내용도 없는 캐주얼한 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팰월드의 세계관은 그렇게 캐주얼하지 않았습니다.
모습은 귀엽지만 본성은 야생 그 자체인 팰들이 사는 섬으로
인간도, 팰도 너도 한방 나도 한방 하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관이었거든요.
세기말 포켓몬 세계관이 이런 느낌일까요?
처음에야 혼자서 피지컬 컨트롤로 팰들과 승부를 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숙달되고, 팰들을 한마리 두마리 잡다보면 진행도에 탄력이 확 붙습니다.
자칫 루즈할 수 있는 부분은 필드 보스나 인스턴트 보스 던전으로
도전정신이나 긴장감, 탐험욕을 부추기는 요소로 보안해줬고요.
저는 팰월드를 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오픈월드에서, 정말로 팰들과 세계를 누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탑승할 수 있을거 같은 팰은 탈 수가 있었고, 날아다니기까지 합니다.
로딩이 없는건 아니지만 대체로 빨랏고 끊임없이 세계가 펼쳐지거든요.
인디 게임적인 허술함도 느껴지지만, 그걸 덮을 정도의 강렬한 인상...
제가 나이를 먹으며 잃어버린 줄 알았던 그리운 감각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팰들은 진정으로 동료이자 도구였습니다.
잡아서 기지에 배치에 노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고
외적이 쳐들어오면 일하던 팰들이 능동적으로 방어도 해주고
플레이어와 같이 먹고, 자고, 일하는 일상이 반복되는데
이 상호작용들에 모션이 하나하나 붙어있어 생동감이 엄청났습니다.
유대감, 정이 안 생길수가 없는 구조이죠. 하지만... (생략)
그렇게 하루하루 팰들과 살며 힘을 키우다보면
8개의 타워였나? 포켓몬으로 치면 체육관 관장을 공략할 스펙이 됩니다.
지금은 마땅한 스토리도 없고 가자마자 싸우고 떙이라 조금 아쉽지만
얼엑 상태에서는 이 타워를 모두 제패하는게 자체 엔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팰월드가 포켓몬 짭게임처럼 펠만 있는게 아닙니다.
캐릭터의 성장, 건축, 생존 요소가 모두 맛있게 짬뽕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레벨과 스텟, 장비, 생존에 필요한 파라미터를 갖고있고
레벨업으로 포인트를 얻어 특정 스텟을 찍어 강해지는 RPG 게임식 레벨 디자인도 있습니다.
무기나 건축물을 제작하려면 레시피가 필요한데
이것도 레벨업 등으로 포인트를 모아 해금하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스토리가 없는 지금도 나름 훌륭한 동기부여 요소가 되고 있었습니다.
해금 난이도도 막 터무니없지 않은 한걸음 한걸음 느낌이라 큰 부담도 없었던 거 같네요.
건축 컨텐츠의 경우 종류는 생각보다 많았는데
커마처럼 어디서 본 에셋들로 기초의 기초만 대충 구현해둔 느낌이었습니다
꾸미라면 꾸밀 수 있겠다만 건축 편의성이 별로 좋지 않아 굳이 싶네요.
건축 예술이 주력이시라면 아마 펠월드에선 실망하실거 같습니다.
저는 팰월드에서 100종류가 넘는 팰들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디자인이 독창적이라거나, 전투 밸런스가 황밸이라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그저 포켓몬 게임에서 상상했던 상호작용을 구현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또, 대부분의 게임들이 숨기는 컨텐츠의 어두운 부분까지
팰월드는 자유도라는 이름 아래 철저하게 구현해두었던데... 그야말로 컬쳐쇼크입니다.
팰을 판매하는 건 기본이요, 도축(...) 하여 식량으로 삼을 수도 있으니;
이게 될까?(인간 포획 등) 싶은 것까지 구현해놔서.... 놀라움이 끊이질 않았네요.
이런 팰월드 급의 상호작용 디테일은 굳이 포켓몬뿐만이 아닌
어느 다른 게임에서도 본 적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제 팰월드의 전투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첫인상은 전투가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볍다고 방심하면 안되는 게 팰들의 공격 한방에 훅 갈 수가 있거든요
버그인지 설계인진 모르겠지만 전투는 전적으로 펠을 의지하게 됩니다.
인간이 쏘는 화살류의 데미지는 한 자릿수고,
총기류를 써도 그다지 강한 느낌은 안 들더군요.
총기류는 화약과 탄환 관리가 번거롭기도 하고 말이죠.
대신 보스들의 HP가 100만, 1000만 같은 무자비한 수준은 또 아니어서
적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짤짤이와 도트뎀을 넣는 나름 바쁜 컨트롤을 요구했습니다.
저는 이 정도면 어렵지도, 심심하지도 않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천천히 20시간 정도 팰월드를 탐험하며 즐겨보았는데
이제야 저는 전체 맵의 4분의 1 정도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얼리 엑세스인데도 상당한 크기의 맵, 그렇다고 스타필드처럼 공허하지 않고
세부 디테일은 부족해도 큼직한 핵심 컨셉을 구역마다 갖추어놔서
또, 그 컨셉(환경)에 맞게 팰들의 생태계가 꾸며져있어 탐험하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런 갓갓게임이 3만원 초반대라고요?
포켓몬 브다샤펄이 얼마였더라... ㅋㅋ
팰월드는 초 갓겜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거 같네요.
총평
포켓 페어의 CEO가 팰월드의 출시 3일 전 쯤
회사의 대략적인 상황과 팰월드 개발일지를 올렸었습니다.
인벤의 공식 번역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292352&site=palworld
그 내용은... 그저 황당하더라고요.
CEO의 게임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면서도
정말 이게 이렇게 회사를 운영이 되는 것일까 하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제작 비화는 하나같이 영화 같았습니다.
팰월드는 처음엔 포켓몬을 파쿠리한, 짭 게임이라는 인상이었지만
하다보니 '이게되네? 이것도 되네? 이렇게까지 구연해놨네?'하는 놀라움.
저는 흔한 컨텐츠들을 매우 적절하게 조합한 것 자체가 팰월드의 큰 아이덴티티라 생각하네요.
팰들은 포켓몬이 연상 되지만, 게임 내 취급이 꽤 다르고
그래픽 디자인과 사운드는 젤다가 연상되 되지만, 역시 젤다와는 다른 방향성이고
건축은 러스트가 생각나는데, 이건 생존게임의 기본기라 봐도 무방하겠죠.
과연 게이머의 파쿠리 게임에 대한 가치관이 변한 것일까요?
저는 가치관이 변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도용한 단순 먹튀용 짭게임과는 궤가 다르고
게임속에서 게임에 대한 열정과 이것저것 신경쓴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최근 나오는 게임들이 다 대동소이하잖아요?
전작을 조금 개선한거나 어디서 본 숙제 컨텐츠가 가득하다거나.
모바일 뿐만이 아닌 이젠 PC게임도 다 비슷비슷해서
유저들이 그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랜만에 어릴 적 했던 즐거운 상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포켓 페어는 어디까지 게임을 구현할 것인가? 구현될 것인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잊고 있던 모험의 감각이었네요.
앞으로의 미래가, 정식 출시가 더 기대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Ps.
다만 포켓 페어가 얼엑 상태인 게임이 연속으로 나오고 있는 건 불안요소입니다.
출시한 5개의 게임 중 4개가 얼리 엑세스 상태라죠...
크래프토피아의 수익을 올인해 만든 것이 팰월드라는 전례가 있듯
팰월드의 수익을 올인해 또 다른 신작을 만들지도 모르는 부분입니다.
올인한 와중에도 크래프토피아의 유지 보수는 계속하고 있었고
팰월드만큼 대히트한 게임을 버리고 신작에 올인할 가능성은 적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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